
오늘의 애니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것이 아니다.
당시의 시대상황에 맞춰지며 서서히 계단이 쌓이듯이 이뤄진 결과인데,
90년대 초기 인터넷이 많이 딸리던 당시에는 아스키아트급의 대충만든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용량이 적었던 Flash 애니와 게임들의 작품들이 유행을 탔고
2000년 중반에 스즈미야하루히 애니, 이어서 라키스타, 케이온등의 방영으로
애니메이션 문화가 흥행하며 동시에 일본의 니코니코동화를 중심으로
하츠네 미쿠를 비롯한 온갖 소재와 합성등으로 유행이 시작된다.
지금도 니코니코유성군같은 작품을 보면 당시에 무엇이 유행했는지 알수있는데
국내에서는 엘라이스를 비롯한 여러 걸출한 능재들의 열성적인 역식질덕분에 금새 유행하게되었다
일어 하나 몰랐어도 일본과 한국의 문화가 겹치는 시절 그 자체였던것...
시간이 흘러 지금와서는 모바일 게임화<->애니<->소설이 모두 한몸이 되는
소셜게임 전성기가 찾아오게되었고 낮은 허들로 인해
누구나 덕질을 쉽게 접하게되어 지금의 덕질 문화가 되었다.

하루히를 비롯해 2000년 중반 당시에 수많은 전설적인 애니가 방영되면서
당시의 애니메이션 팬덤은 KEY빠, LEAF빠, 달빠, 쿄빠, 동덕 등등의 성향으로 나뉘게될정도로
정말로 가지각색,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방영되면서 지금의 애니 문화를 만드는 토대를 다지게된다
각각의 팬덤이 워낙에 튼튼했기때문에 서로 대치하는등 그야말로 애니 전성기 그 자체였는데

이뿐만이 아니라 어둠의 영역에서도 수많은 캐릭터가 활약하는등
수많은 매체들과 수많은 캐릭터들이 당시의 애니메이션 오타쿠 문화를 이끌어갔다




놀랍게도 15년이 훨씬 지난 지금와서도 이 당시의 유행을 책임진 작품들이 대부분 건재하다
하루히나 로젠메이든같은 일부 작품은 완결나고 후속작이 안나오는 관계로 묻혔지만
동방은 계속된 신작과 탄탄한 2차 창작, 그리고 모바일게임의 등장으로 여전히 입지가 단단하며
하츠네미쿠는 미쿠의 압도적인 인기와 니코동의 꾸준한 푸시, 공식게임의 등장, 보이스로이드같은 후속모델의 발매
페그오와 아이마스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정도로 엄청난 인기 컨텐츠이며
오히려 전성기보다도 분열해서 그 인기가 더더욱 커지는 중이다.

인기가 많다못해 작품도 너무 많아졌고 캐릭터들 또한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뉴비들도 접하기 힘들정도로 정말로 덩치가 커져버렸다
이제는 각 작품마다 캐릭터 300명은 족히 되는듯. 포켓몬 그 자체다
이젠 지하철에서도 일본 게임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일본 성우 라이브도 국내에서 개최할정도로 일본 애니 문화를 즐기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일반인들한테서도 그리 거부되지않고있다.

하지만 후속작이 나오지못하고 완결난 작품들은 지금와서는 그대로 묻히게되었는데
한때 특정 음식을 보면 특정 캐릭터가 떠오를정도의 마스코트까지 되었던 캐릭터는 잊혀져
이젠 다른 캐릭터가 그 이미지를 가져가버렸고

한때 명곡이라 불렸던 노래는 이제 기억하는 사람이 없고

한 시대를 대표하던 전설적인 캐릭터를 기억하는 사람은 사라졌다

요즘 작품을 접하는 신세대 오타쿠들에게
2010년 초반까지를 책임지던 캐릭터는 아오안이며
요즘 작품에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기때문에 과거의 작품을 접할 이유도 없다.
새 작품이 나오지않은 과거의 작품은 이렇게 잊혀져가는 것이다
그놈의 엔들리스 에이트가 모든걸 다 망쳤어...


스즈미야 하루히의 애니가 방영된것은 2006년, 소설은 2003년 발매
애니가 방영됬을 당시에 중학생이었다면 지금은 대략 30대중반이다
애니를 보고 현실에 접어들어야하는 시기가 된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이리 흘렀음에도 이 작품은 여전히 완결이 되지않았다

거기다 이러한 1세대 오타쿠들보다도 훨씬 이전에 나온 애니메이션들을
즐겼던 사람들은 이제 정말로 춘추와 척추걱정을 해야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살아남은 매체들은 여전히 전설이 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은 그야말로 퇴물이 되어버린것






캐릭터들은 현실에서 시간이 지나도 작중에서 시간이 흐르지않기때문에 기본적으로 나이를 먹지않는다
그러나 만약 현실에서 살고있다면 캐릭터들 또한 지금 30대 이상이 된다.
모험이 한가득하던 학창시절을 졸업해 현실을 마주할 캐릭터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들거같은데
일단 합법이네? 결혼가능 개꿀

한떄 애니를 보면서 자란 성인들은 현실의 등쌀에 밀려
이제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매체를 접할 시간도, 즐길 여유도 없다
하지만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불가능하다고,
이제 그들이 알고있었고 그들이 이전에 소화했었던 옛날의 작품을 되새김질하는 것으로 덕력을 이어간다
취향도 덕력도 노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계속해서 신작이 나오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엊그저께 재밌게본것같은 애니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벌써 3년전 애니라는걸 들으면 시간의 체감을 느낀다
애니속 캐릭터들은 여전히 성인동인지에서 굴러도 될정도로 현역인데
현실의 나는 입대 걱정과 취업 걱정과 결혼 걱정에 밀린다
아무런 현실 걱정하지않고 애니만을 즐기던 옛날이 그리워지게 된것이다
그러니까 나도 콧코로마망한테 응석부리고싶다

생각해보면 80년대 말 90년대초에 태어난 사람들은 진짜 엄청난 황금기에 태어난 시점이 아닐까
그리고 현대의 오타쿠 덕질 문화도 다 이런 작품이 이끌어갔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근데 사실 저 1세대 작품들이 아직도 잘 살다못해 더 잘나가고있으니
1세대 오타쿠든 2~3세대든 먹히는 취향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당시부터 애니메이션 문화를 잘 이해하지못했던 일반인인 필자한테는
이 모든것이 그야말로 낯설기만하다.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어두울지도.
암튼 코나타랑 결혼하고싶다.